그리스도교의 참된 정신과 생활을 사회 속에 구현하려는 목적의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의 교육'(Cursillo de Cristianidad)인 꾸르실료(Cursillo). 스페인에서 처음 시작된 꾸르실료 운동은 1967년 우리나라에 소개되었고 올해로 한국도입 40주년을 맞았다.

꾸르실료 한국협의회(담당사제 서유석 신부)는 한국 꾸르실료 40주년을 맞아 8월 24일(금)부터 10월 2일(화)까지 40일 일정의 전국 도보 성지순례에 나섰다. 꾸르실료 운동의 지나온 날을 돌아보며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꾸르실리스타(Cursillista·3박4일의 꾸르실료 교육 과정을 체험한 사람)들의 성화(聖化)를 위한 기도의 순례다. 서유석 신부와 각 교구 꾸르실료 대표자 등 30여 명이 여정을 함께한다.

전국 각 교구 주요 순교성지 도보 성지순례

제주 황사평 순교성지를 시작으로 한국 천주교회 첫 순교자인 김범우(金範禹)의 묘소(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한티 순교성지(경북 칠곡군 동명면), 나주 무학당 순교성지, 치명자산 성지(전주시 완산구 대성동), 무명 순교자들의 생매장지 해미 성지(충남 서산시 해미면), 성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 솔뫼(충남 당진군 우강면), 순교자 묘가 있는 공세리 성당(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죽산 성지(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죽림동 성당(춘천시 죽림동), 황사영(黃嗣永) 묘소(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강화 갑곶돈대, 새남터 순교성지(용산구 이촌2동), 절두산 순교성지(마포구 합정동) 등 전국 각 교구 주요 순교성지와 사적지를 걸어서 순례한다.

순례단은 무명 순교자와 103위 성인의 순교 정신을 마음에 새기고 모든 가정의 성화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며 현대 사회속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선택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 일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9월은 가톨릭교회의 '순교자 성월(殉敎者聖月)이라 순례의 의미가 더 크다.

전체 일정에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도 각 교구별 이동 일정에 맞춰 부분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제주교구-마산교구-부산교구-대구대교구-광주대교구-전주교구-대전교구-수원교구-안동교구-청주교구-원주교구-춘천교구-인천교구-의정부교구-서울대교구의 순으로 이동한다.

10월 3일, 40주년 기념 '제15차 전국 울뜨레야'

성지순례를 마친 다음날 10월 3일(수)에는 꾸르실료 한국 도입 40주년 기념 '제15차 전국 울뜨레야(꾸르실료를 체험한 이들의 모임)'가 서울 잠실 실내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주제는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복음 16장 33절).

▣ 꾸르실료

그리스도교의 참된 정신과 생활을 사회 속에 구현하려는 목적의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의 교육'(Cursillo de Cristianidad). 스페인어 '꾸르실료(Cursillo)'의 원형은 Curso인데 영어의 course와 같은 말이다. 여기에 접미사 -illo가 붙어 '작은 Curso' 즉 영어로 표현하면 'a little course'라는 뜻이 된다.

우리말로 달리 번역하지 않고 원어를 그대로 써오고 있는 '꾸르실료'는 '복음화를 위한 단기교육', 짧은 시간에 갖는 회심(回心) 여행을 뜻한다. 평신도 재교육 운동이며, 일종의 신앙 부흥 운동이다.

교육수준,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다른 수십 명의 참가자들이 목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3박 4일 동안 15개 내외의 강의를 들으면서 서로 토론하고 기도하며 형제애적인 사랑을 체험해 나간다.

 1940년대 스페인에서 시작 … 40년 전 한국에 처음 소개

1967년 5월 1차 꾸르실료 이후 전국 15만명 수료

꾸르실료는 1940년대 스페인의 후안 에르바스(Juan Hervas) 주교에 의해 시작되어 현재는 세계 60여 개국에서 전개되고 있다.

 에르바스 주교는 사목생활을 하는 도중 많은 지성인의 고민과 불우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비행과 범죄를 목격하면서 이들을 영적으로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를 깊이 연구하던 중 그들을 다시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에르바스 주교는 이들을 인도할 지도자를 모집하고, 성 야고보 사도의 무덤이 있는 콤포스텔라의 산티아고(Santiago de Compostela) 성지 순례를 준비했다. 이때 순례 안내자들을 위한 단기 교육을 실시한 것이 꾸르실료의 시초였다. 이것이 발전돼 1949년 1월 '그리스도인 생활의 꾸르실료(Cursillos in Christianity)'가 탄생했다.

 우리나라의 꾸르실료 운동은 필리핀에서 꾸르실료 운동에 깊이 참여하였던 에드몬드 카이모(Edmundo F. kaimo)에 의해 1967년 5월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 후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각 교구마다 꾸르실료 사무국이 설치되어 있다. 지금까지 전국 교구에서 15만명 이상의 꾸르실리스타가 배출됐다.

 꾸르실리스타의 신앙 대회 '울뜨레야'

꾸르실리스타의 재교육을 위한 신앙 대회인 '울뜨레야'가 한국에서는 1970년 10월 처음으로 열렸다. '울뜨레야'는 “전진하자!”, “힘을 내자!”라는 뜻으로 스페인 서북방 산티아고에 있는 성 야고보 사도의 묘소를 참배하러 가던 순례자들이 여행 중에 자주 외쳤던 말이다.

꾸르실료 운동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제1단계(the precursillo stage)로 환경이 다른 사람들과 교제의 기회를 마련하여, 제2단계(the 3-day exercise stage)로 그들과 함께 꾸르실료를 가지면서 그들을 하느님과 더욱 굳건히 맺게 해 줌과 동시에 그들이 유능한 평신도 사도로서 역할을 다하게끔 한다. 제3단계(the postcursillo stage)로 꾸르실료에 참가한 사람들을 묶어 주어 유능한 사도로서 자신의 사명에 충실히 활동하게 한다. 이 모임을 울뜨레야(ultreyas)라고 부른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마영주